30주년 양현석, 그는 누구인가?

2026-08-10 03: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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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남원 기자] 양현석은 누구인가. 겉으로 드러난 프로필은 간단하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YG엔터의 창업자이자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 국내 음악 시장의 판도를 순식간에 뒤집었던 ‘춤꾼’이다. 단지 그뿐일까. 얼마전 69편에 달하는 YG 소속 가수들의 퍼포먼스 영상이 무려 70억뷰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그 중심에 선 양. 현. 석. YG 총괄 프로듀서의 직업세계를 현미경으로 꼼꼼히 관찰했다.

사실 초특급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 조횟수도 1억뷰를 넘기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런데 총합 70억 뷰인 YG 69편 퍼포먼스 영상들은 모두 양 총괄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에 참여했고 안무 구성과 영상 편집은 아예 100% 도맡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고난 춤꾼이자 성공한 기획자에 철인 3종 경기 챔피언을 더한 셈이다.

아티스트의 무대와 작품 퀄리티에 관해서는 단 한치의 타협도 없는 것으로 업계에서 소문난 양 총괄이니 그 작업 강도가 어느 정도였을지는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외부에는 소문내지않고 그동안 묵묵히 작업실에서 고군분투했던 양 총괄의 노고가 69편 70억 뷰란 결실을 맺은 게 확실하다.

양 총괄은 블랙핑크의 데뷔 시점인 약 10년전, 유튜브가 세게 음악 시장의 메인 플랫폼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흐름을 읽자마자 퍼포먼스 비디오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가수 마케팅에 유튜브를 활용하는 선구안을 과시했고 여기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블랙핑크는 데뷔 전부터 유튜브 기반으로 적극 홍보했다. 그 결과는 누구나 아는 그대로다.

한 작품에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넘게 드는 비용을 감수했다. 초창기에는 내부 경영진의 반발도 있었다. 그럼에도 양 총괄은 블랙핑크 히트곡들의 안무영상과 퍼포먼스 비디오들을 자체 제작해 유튜브를 메인 타겟 삼아 공략했다. 기존 가요계 관행이나 다른 기획사 전략과 달리 YG는 공중파 음악 방송은 오히려 일주일에 한 전 정도로 최소화하는 대신,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며 고급화 전략에 힘을 쏟았다.

당시만해도 공중파 음악 방송들은 자사 콘텐츠 보호를 위해 유튜브 송출을 전면 차단하고 있던 시기였기에 YG는 자체 IP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를 공략한 것이다. 양총괄의 새로운 도전이 맺은 성과는 경이로울 정도다. 현재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 퍼포먼스 영상은 20억 뷰를 기록하고 있으며 리사의 솔로곡 ‘MONEY는 12억 뷰를 달성했다. 또한 대다수의 블랙핑크 안무영상과 퍼포먼스 영상 역시 3억에서 5억뷰를 넘나드는 중이다.

한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블랙 핑크의 뒤를 이은 데뷔 2년차 신인그룹 베이비 몬스터의 유튜브 기세 역시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최근 베이비 몬스터의 퍼포먼스 영상 SHEESH는 2억3천만 뷰, LIKE THAT은 2억 4천만뷰, drip 2억뷰, WE GO UP 1억9천만 뷰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퍼포먼스 영상들도 1억뷰를 육박하고 있다. 블랙핑크의 경우 10년 동안 누적돼온 조횟수임을 감안할 때 데뷔 2년차인 베이비 몬스터의 퍼포먼스 영상 조횟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높은 조횟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의 창립자가 소위 말해 주식 가치만 수천억원대의 자산가가 아직까지 직접 여러 전문 프로그램을 다루며 소속 가수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 기준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이제 좀더 편하게 누리면서 살겠지라는 인상을 갖기 마련이다

YG관계자에 따르면 양 총괄은 그동안 대중의 시선을 모으는 화려한 퍼포먼스 보다 묵묵히 음지에서 프로듀싱에 전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십년간 진행된  YG 연습생 월말 평가에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 어린 꿈나무들의 부족한 점을 디테일하게 지적하며 성장시킨 게 단적인 예다. 또 지난 30년간 YG에서 발표한 수없이 많은 작품들의 믹싱 작업과 마스터링 작업 또한 양 총괄이라는 깐깐한 마지막 검수자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의 산물이다.

양총괄과의 오랜 인연을 계기로 지난 명절에 양총괄과의 짧은 안부 통화가 이루어졌을 때 가볍게 던진 질문들을 이번 현미경 분석에 다시 담았다.

올해가 YG의 30주년이자 빅뱅 20주년, 블랙핑크 10주년을 맞는 해인데 빅뱅과 블랙핑크 등 YG표 K팝 그룹들의 성공에 특별한 비결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당시 양 총괄은 웃으며 “시너지 아닐까요”라는 반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세상에 자기 혼자 잘나서 되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가수들도 잘 해주고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프로덕션이 잘 뒷받침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가수와 제작자, 그리고 프로덕션이 멋진 하모니를 이룰 때 위력적인 시너지가 나온다는 게 그의 소식이자 제작 철학인 셈이다. 그렇다면 양 총괄이 바라보는 K팝의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K팝의 성장 기초는 결국 퍼포먼스가 결합된 음악인 것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가장 큰 음악 시장인 미국만 봐도 춤추며 노래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거의 없잖아요. 제 기억으로 1995년 데뷔한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와 1997년 데뷔한 엔싱크(NSYNC)가 마지막 같은데요. KPOP의 프로덕션은 이제 전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넘사벽의 영역같아요. 기술력은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기술자들을 영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따라올 수 있지만 크리에이티브 영역은 자본과 노력만 갖고는 도전하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양 총괄은 이어서 “빅뱅과 블랙핑크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유명 가수들도 KPOP 시장을 잘 이끌어왔으니 이제 저의 남은 유일한 과제와 욕심은 신인 후배가수들을 잘 육성해 선배들이 잘 닦아놓은 고속도로와 활주로를 사용해 더 빠르게 달리고 높이 나는 일”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할수 있는 때까지…끝까지 해보는 거죠 뭐”라는 짧은 마무리 인사를 던지는 걸로  긴 30년 YG 역사와 앞으로 더 길게 이어질 YG의 미래를 함축했다.

2026.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