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인터뷰①] “빅뱅과 최소 20년은 함께 가고 싶다”
[일간스포츠=엄동진 기자] 양현석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히트메이커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가수를 발굴하고, 히트곡을 내는 감각은 동물적이다. 빅뱅을 키워냈고 싸이를 영입해 글로벌 스타로 올려놨으며, 씨엘의 미국 진출을 눈앞에 뒀고, 백전노장 지누션을 ‘핫스타’로 복귀시켰다.
SBS ‘K팝스타’에서 영입한 이하이·악동뮤지션 등을 ‘음원 괴물’로 조련하는 걸 보면, 그의 감각을 의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국내 가요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기획사를 YG로 꼽는데 이견을 다는 이는 많지 않을 거다.
양현석을 만났다. 26일 늦은밤 빅뱅의 월드투어 뒤풀이 장소에서였다. 술잔을 기울이며 소속가수들에 대한 플랜을 들었다. 감당하기 힘들만큼 수많은 가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의 머릿속엔 가수 하나하나에 대한 계산이 서 있었다.
그리고 소속 가수들의 팬에 대한 신경도 많이 썼다. 앨범이 미뤄져, 팬들에게 욕을 먹는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의지는 확고했다. 좋은 곡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결국 가수의 성공은 방송 출연 등 외적인 게 아니라고 했다. 좋은 음악,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들려줘야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가장 쉽지만, 또 가장 지키기 어려운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소속 가수들에 대한 양현석의 생각을 시리즈로 준비했다.
-빅뱅의 한국 콘서트가 끝났습니다. 특히 콘서트 영상이 인상 깊었어요.
“콘서트만을 위해 만든 영상입니다. 멤버들이 미국에 일주일 정도 가서 촬영했어요. 차량 추격신은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를 찍은 제작진에게 맡겼어요. 제작비가 20억 정도 들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빅뱅의 컴백을 앞두곤, 항상 방송 활동을 얼마나 할 것인가가 이슈가 되곤 합니다.
“가수가 방송을 많이 하는거 보다는 완벽한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보여주고 싶어요. KBS ‘뮤직뱅크’에 출연을 많이 하지 못해서 KBS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오해예요. 지금 지누션도 ‘뮤직뱅크”스케치북’에 나가잖아요. 단 저도 그렇고 아티스트들도 방송을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없어요. 그것보다는 퀄리티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음악의 진정성은 방송을 많이 하는데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이번 빅뱅의 방송 활동 역시 크게 기대하긴 힘들까요.
“빅뱅은 이번에 오래 활동할 수 있을거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을 방송하더라도 4개월씩 신곡을 내니까요. 특히 5월달은 빅뱅을 위한 프로모션 기간으로 비워났어요. 팬들이 3년 동안 빅뱅을 만나지 못했잖아요. 가급적이면 많은 방송을 시키려고 해요.”
-5월부터 9월까지 1일에 신곡을 내놓는 방식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앨범을 다 만들어놓고 봤어요. 빅뱅이니까 새 앨범을 내고 타이틀곡으로 몇주 동안 1등은 하겠죠. 근데 그러면 타이틀곡만 주목을 받게돼요. 다른 곡들이 아깝잖아요. 회의를 했어요. 매달 두 곡씩 발표하는데 최소한 한곡은 뮤비를 찍으니까 멤버들도 좋아하고 팬들도 좋아할거예요.”
-이번 월드투어 규모도 데뷔 이래 가장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규모는 제일 커요.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한 해 월드투어 규모로 140만 관객을 모으는 팀은 전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니까요.”
-이번 빅뱅 활동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요.
“소망이 있다면,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동안 월간 차트 1등을 매번 하고 싶어요. 이번에 음악이 정말 좋으니까요. 희망사항입니다. 이번만큼은 빅뱅팬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공연도 다시 한국에서 할 거예요. 지금은 두 곡밖에 공개가 안됐지만 곡이 다 나오면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꼭 할 생각입니다. 제가 처음에 빅뱅을 만들 슬로건이 오래 가는 그룹이었어요. 우리나라 아이돌은 길어야 4~5년 가는 거 같았어요. 심지어 서태지와 아이들도 4년 밖에 활동을 못했으니까요. 외국처럼 오래가는 아이돌을 하고 싶었고, 지금 빅뱅은 데뷔 9년차고 여전히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전 빅뱅과 최소 20년 동안 같이 하고 싶어요. 군대를 가도 상관없어요. 멤버가 한 두명 빠져도 솔로로 활동 할 수 있잖아요. 한명이 빠져도 빅뱅이고 두 명의 빠져도 빅뱅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목표가 있다면 형식적이지만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앨범상·노래상·가수상을 다 받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프로모션해서 모든 곡들을 성공시키고 싶어요. 빅뱅은 3년 만의 컴백이고 누가 뭐래도 YG의 대들보예요. 쉽진 않겠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2015. 4. 27.